햇살이 좋았던 12월 16일(월), 광주전남건설지부와 함께 4·3평화기행을 다녀왔습니다. 날씨가 너무 따뜻하다는 우리의 읇조림이 하늘에도 가 닿은 걸까요. 긴 숲길에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집니다.
산전길, 한라산 중산간 그 깊숙한 곳에 깨진 가마솥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가만히 흰 리본을 따라 내려옵니다. 4.3길이라 그 리본이 알려주지 않으면 모를 뻔 했습니다.
그래도 얼마 전 누군가 제를 올려주었던 제단 위의 온기가 참 따뜻했습니다. 감귤도 함께 올려드렸던 모양입니다. 오렌지빛 붉은 껍질에 죄송함을 묻어두고 내려왔습니다.
날이 밝았습니다. 관덕정에 모인 3만 명의 그 외침이 햇살을 타고 ‘쩌렁쩌렁’내려옵니다. 북초등학교도, 그 시절의 신작로도, 굽이굽이 우리나라를 멋지게 만들어보자며 큰 물결로 넘쳤을 그 날을 기억하며 골목골목, 올레를 뚜벅뚜벅 함께 걸었습니다.
그 길에 과거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문제로 내 삶에 어떻게 반영할지, 행동할지 우리의 다짐을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