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민주여성회> 제주 기행 이야기 후기 바로가기
1일차 제주4·3 평화공원
2일차 강정마을
3일차
① 선흘 주민에게 듣는 4·3 이야기
② 동백동산에 얽힌 아름답고도 슬픈 역사
<오월민주여성회>의 제주평화기행 둘째날!
10년 동안 강정마을 사람들이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싸우고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을 곳곳을 다니면서 오래된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논농사가 가능한 곳이 드문 제주에서 강정은 몇 안 되는 논농사 지역이었습니다. 마을 이름인 '강정'도 물이 풍부하고 많은 곳이라는 뜻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강정천은 (제주시의 월대천과 더불어) 물이 좋아서 예전부터 제주 사람들의 여름 피서지였던 곳이기도 합니다.
강정천의 발원지인 냇길이소는 성산 정도를 제외한 서귀포 대부분 지역의 상수원인 곳입니다. 그런데 해군기지 건설이 시작되면서 강정천은 오염되었고 이전처럼 은어가 많이 찾아오지 않는 곳이 되었습니다.
은어가 찾아오지 않는 곳, 보물 같은 연산호가 죽어가는 곳. 당장은 인간에겐 별 이상이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산호의 죽음은 인간에게 보내는 느린 신호입니다.
오월민주여성회 회원분들이 제주 해군기지 앞에서 강정마을 평화활동가들과 강정댄스를 함께 췄습니다.
걸을 때 지팡이 짚고 다니시던, 가장 연세 많으신 '큰언니'께서 지팡이 없이 춤을 신나게 추셔서 다리 아픈게 거짓말 아니냐며 다같이 웃었습니다.
1980년, 정의를 위해 저항했던 <오월민주여성회> 회원들은 강정에서도 서슴없이 피켓팅을 하며 강정주민과 활동가들과 함께 구호를 외쳤습니다.
이 날은 마침 제주해군기지에 호주 함정이 들어온 날이기도 했습니다.
통상 외국에서는 자국 선박이 아닌 다른 나라의 군함이나 배가 들어오면 쓰레기, 특히 배에서 나온 분뇨나 음식쓰레기는 그 지역에 하역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외국 선박의 분뇨와 음식쓰레기는 국내에서 미생물 처리가 미비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전염병 등이 생길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주해군기지에는 외국 군함들이 계속해서 분뇨까지 포함한 수많은 쓰레기를 버리고 가고있는 실정입니다.
오물과 쓰레기 문제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군사주의에만 기대는 평화는 진정한 평화일 수 없다는 것을 외치며 광주에서 온 <오월민주여성회> 회원들은 강정마을과 연대하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한반도의 평화에 대해 위협적인 발언들을 했었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며칠 앞두고있던 때라 방한 반대 캠페인에도 함께 했습니다.
점심 때는 마을 공동체 식당인 '삼거리식당'에서 식사 후, 몇 달 전 새로 생긴 강정마을 미술관 '살롱 드 문'에서 전시 중인 세월호 피해자 단원고 학생들 엄마아빠의 작품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이후에는 강정마을 고권일 부회장님과 간담회를 갖고, 마을 이야기와 제주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해군기지 건설 반대활동을 했던 주민과 활동가들에게 가해진 벌금 탄압, 그리고 건설 시공사 삼성물산이 제기한 공사지연에 따른 구상금 34억 원 가량을 해군과 정부가 강정에 물리려고, 국가가 주민을 상대로 초유의 소송을 시작했다가 최근엔 전향적으로 구상금을 되도록 철회하는 방향으로 해결해가려고 하는 과정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오래 전부터 현재까지도 제주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끊임없이 제주도를 군사기지화 하려는 시도들과 그 시도의 연장선에 있는 제2공항 건설 이야기, 그리고 해외에서 군사기지를 없앤 예를 나누며 제주해군기지도 기지를 폐쇄할 수 있는 방향을 논의해보았습니다.
광주와 제주의 연대의 마음을 확인하며 짧은 간담회를 아쉽게 마치고 성산으로 이동했습니다.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을 오르면서 바로 옆 광치기 해변 역시 제주4.3의 현장이기도 하다는 점을 상기했습니다. 드라마, CF 촬영지로도 유명한 광치기 해변은 4.3 당시 많은 구좌읍 주민들이 학살당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모르고 지나치는 제주도의 수많은 유명 관광지들이 4.3이라는 비극의 현장이기도 한 점을 기억하면서 둘째 날 일정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