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유적지 라디오] 무등이왓과 큰넓궤의 4·3

[4·3유적지 라디오] 6월 첫째 주_관음사와 박성내의 4·3

[4·3유적지 라디오] 6월 둘째 주_무등이왓과 큰넓궤의 4·3

[4·3유적지 라디오] 6월 셋째 주_ 정방폭포의 눈물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21년 6월 12일(토)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사)제주다크투어 양성주 대표

Q. 오늘 소개해 주실 유적지는 어디인가요?

A. 오늘은 동광마을과 관련된 4·3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Q. 4·3 당시 동광에는 어떤 사건이 발생했나요?

A. 4·3 당시에 동광리는 한림, 중문, 대정면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지였습니다. 지금도 동광육거리라고 말하면 많이들 아실 텐데요. 문제는 이 탓에 토벌대가 경쟁적으로 동광리로 들어와 마을 사람들을 핍박했다는 것입니다. 대정 주둔군에게 잡히면 모슬봉으로 끌려가 총살당하고, 중문 주둔군에게 붙잡히면 정방폭포에서 총살당하고 하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동광리에는 ‘무등이왓’을 비롯해 작은 자연 부락들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행정구역상 존재하지 않는 잃어버린 마을 터입니다.

Q. 잃어버린 마을 터라면 당시 마을이 불타 없어졌다는 말씀이신 건가요?

A. 그렇습니다. 동광리 일대는 대표적 중산간 마을이었기 때문에 피해가 더 컸다고 할 수 있는데요. 9연대 연대장이었던 송요찬이 ‘해안선으로부터 5Km를 벗어나는 지역에서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죽여라’라는 내용의 포고문을 발표했었죠. 이 지역 사람들도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가거나 학살을 당해서 지금까지 사람들이 살지 않는 잃어버린 마을로 전해오고 있습니다.

Q. 4·3이 발발하기 전 동광은 어떤 마을이었나요?

A. 당시 동광지역은 무등이왓 130여 호, 조수궤 10여 호, 사장밧 3호, 간장리 10여 호, 삼밭구석 45호 등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중산간 농촌마을이었습니다. 무등이왓은 약 300년 전에 관의 침탈을 피해 숨어든 사람들이 화전을 일궈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습니다. 교육열이 높아 일제 시기 인 1939년에는 2년제 동광간이학교가 건립되어 창천·서광·덕수·상천 등지에서는 물론 중문면 색달리에서도 학생들이 다녔다고 합니다. 학교가 건립될 정도이니 마을 규모가 상당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그렇군요. 4·3으로 인한 동광마을의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A. 위의 마을을 다 합치면 200여 호 정도가 되는데요. 현재 밝혀진 동광리 4·3 희생자 수는 150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마을 규모만큼 인명피해 또한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그렇군요. 당시 동광마을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나요?

A. 동광마을에는 4·3이 발발하기 이전에 1947년 8월 8일 보리수매 독려차 마을을 방문했던 관리들이 마을 청년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는, 공출반대사건이 발생하는데요. 이 사건으로 미군정 곡물수집정책에 반대하던 마을 청년 3명이 체포되어 실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이후부터 동광마을은 미군정이 주목하는 마을이 되어 수시로 경찰이 들락거렸고, 마을 청년들은 경찰을 피해 육지, 도내 곳곳, 일본으로 뿔뿔이 흩어졌다고 합니다.

Q. 4·3 발발 전부터 마을에 청년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던 거네요?

A. 그렇습니다. 마을을 떠난 청년들이 많은 탓인지 4·3 당시 동광마을의 피해는 젊은이들보다 장년층의 희생이 컸다고 합니다. 동광 주민들은 “우리 마을의 4·3사건은 ‘보리공출사건’ 때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Q. 그렇군요. 이후에는 동광마을에 어떤 피해가 있었나요?

A. 4·3 발발 후 1948년 11월 15일 새벽, 토벌작전을 수행하고 내려온 군 토벌대가 동광리를 포위한 채 주민들을 무등이왓에 집결시키는 사건이 발생하는데요. 당시 동광리 주민들은 마을 소개령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상태로 대부분 마을에 남아있었습니다. 토벌대는 주민들을 상대로 연설을 한 뒤, 주민 10여 명을 무등이왓에서 집단 총살했습니다. ‘무등이왓 사건’은 소개령도 없이 시작된 동광리 초토화 작전과 학살의 신호탄이었습니다.

Q. ‘무등이왓 사건’ 이후부터 본격적인 토벌이 시작되었다면 마을에 사람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A. 그렇습니다. 주민들은 마을을 떠나 산으로 피신하거나 굴로 피신해 여기저기 숨어 살아야만 했습니다.

Q. 마을의 피해규모가 상당히 컸다고 하셨는데, 피신해 있던 주민들이 결국에는 발각되어 희생된 건가요?

A. 그렇습니다. 마을 여기저기에 숨었던 주민들이 발각돼 희생된 사례가 정말 많은데요. 그중 12월 11일과 12일은 토벌대의 대대적인 수색전이 벌어진 날입니다. 토벌대가 잠복학살을 자행했다고 합니다.

Q. 잠복학살이요?

A. 네. 동광마을을 계속 수색하고 있던 토벌대는 12월 11일 젊은 사람들을 잡아서 총살했는데 그 시신들이 전부 널려있었습니다. 가족들은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서 마을로 들어왔던 겁니다. 토벌대는 숨어 있다가 시신을 수습하러 온 사람들을 잔인하게 학살했습니다.

Q. 주민들이 마을로 들어올 때를 노려 잠복하고 있었던 건가요?

A. 맞습니다. 토벌대는 가족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사람들이 반드시 찾으러 올 것으로 생각하고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12월 12일 시신을 수습하러 온 가족들은 매복해 있던 토벌대에게 다 잡히고 맙니다. 주민들을 총살하지 않고, 주변에 있던 나무들이나 풀에 불을 붙여서 생화장을 시켰다고 합니다. 희생된 이들은 노인, 여성, 아이였다고 합니다. 상상하기조차 힘든 끔찍한 반인륜 범죄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죽은 사람을 미끼로 삼아 끔찍한 학살을 자행했던 당시 상황을 상상하기조차 힘든 것 같습니다.

A. 그렇습니다. 주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더 멀고 깊은 곳으로 도망쳐야만 했고, 다시 마을로 돌아올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마을들은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Q. 현재 무등이왓 마을에는 터만 남아 있는 건가요?

A. 그렇습니다. 무등이왓 마을 일대에는 대나무와 밭만 보일 뿐 마을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우두커니 서 있는 안내판들이 이유 없이 죽어간 주민들의 이야기를 알려줄 뿐입니다.

Q. 안내판 보존 상태는 어떤가요?

A. 현재 무등이왓은 동광리 4·3길의 코스 중 하나로 비교적 조성이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무등이왓 마을을 탐방하다 보면 마을의 추곡수매나 대소사 혹은 여러가지 중요한 일을 결정하기 위해 공고를 붙였던 자리와 학생들의 배움의 공간이었던 광신사숙 등 마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안내판과 빈터를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물방아터, 팽나무 등으로 불리던 곳은 최초학살터, 잠복학살터로 불리며 앞에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또 곳곳에 울담 따라 아직도 대나무가 많은데요. 이 모습들이 지금은 사라진 집터임을 알게 해 줍니다. 아쉬운 점은, 안내판마다 외국어로 된 안내문이 없어서 외국인이 방문했을 경우 유적지와 관련한 내용을 알기가 어려울 듯합니다. 또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음성변환용코드나 점자 안내판이 추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Q. 두 번째로 소개해 주실 유적지는 어디인가요?

A.‘큰넓궤’라는 곳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을 비롯해 동광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피신해 2개월가량 생활을 했던 동굴입니다. 큰넓궤의 ‘궤’는 동굴을 의미하는 제주어인데 ‘크고 넓은 동굴’이라는 의미가 있겠네요. 큰넓궤는 동광목장 안에 자리하고 있는 용암동굴인데요. 인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동굴입니다.

Q. 4·3 당시 큰넓궤에서는 몇 명이나 생활했던 건가요?

A. 대략 120명 정도가 생활했다고 합니다. 무등이왓 주민들 외에도 동광리 아랫마을(하동)인 삼밭구석 주민들도 이곳에서 생활했다고 하니 그 크기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을 듯합니다. 현재는 삼밭구석도 잃어버린 마을로 남게 되었습니다.

Q. 굴의 구조는 어땠나요?

A. 큰넓궤는 좁은 통로와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넓은 공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전체 길이는 180m 정도 된다고 합니다. 바닥이 고르지 않은 용암동굴이라 걸음을 딛거나 생활하는 데는 불편이 있었다고 합니다. 굴 입구에서 10m 정도는 기어서 가야 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통로이고 이 구간을 지나면 허리를 펼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나옵니다. 4·3 당시 이곳에서 삼밭구석 주민들이 생활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다시 좁은 길을 따라 그보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또 하나의 공간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무등이왓 주민들이 생활했다고 합니다. 중간에 낭떠러지도 있어서 이동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Q. 혹시 들어가 보셨나요?

A. 몇 차례 들어가 봤습니다. 엎드리듯이 기어서 들어가면 낭떠러지 같은 2m쯤 되는 절벽이 나오는데 지금은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쉽게 내려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넓은 공간이 있는데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굴에 피신했던 사람들이 사용했던 그릇이 깨져있는 것도 볼 수 있고 방호벽을 쌓아서 대항했던 흔적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 아주 좁은 공간을 지나면 2층 구조로 되어 있는 넓은 공간이 나옵니다. 바닥이 울퉁불퉁하므로 짚 같은 것을 깔아서 지냈다고 합니다. 물이 필요할 때는 굴 안에 고여 있는 물이 떨어지면 억새 대롱으로 빨아 마셨다고 해요. 현재 큰넓궤는 입구가 닫혀 있어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들어가고 싶다면 제주도청 4·3지원과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들어갈 때는 안전모를 꼭 착용하셔야 하고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안전사고가 없도록 해야 합니다.

Q. 주민들은 어쩌다가 큰넓궤로 피신을 하게 된 건가요?

A. 무등이왓 마을에 대해 설명해 드리면서 언급했는데요. 1948년 11월 15일 토벌대가 마을에 들이닥쳐 주민들을 학살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마을이 초토화되는데요. 이것이 직접적인 계기였습니다.

Q. 동굴 안에서의 피신 생활은 어땠나요?

A. 실제로 4·3 당시 열한 살의 나이로 이 안에서 생활을 했던 한 어르신의 말씀을 들었는데요. 청년들은 밖에서 음식을 구해오거나 망을 봤다고 합니다. 불빛 하나 없었기 때문에 동굴 안은 암흑천지였다고 합니다. ‘각지불’이라는 등잔불 같은 게 있긴 했는데, 불빛이 너무 희미해서 사람 얼굴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조차도 수량이 넉넉지 않아 켤 수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고 합니다. 여자 어른들은 그 불에 의지해 바느질했다고 합니다.

Q. 제주다크투어에서도 4·3 기행 코스 중 하나로 무등이왓과 큰넓궤에 가신다고 하던데요?

A. 대정에는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많은 다크투어 유적지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알뜨르비행장과 섯알오름 학살터를 들 수 있습니다. 무등이왓과 큰넓궤에 갈 때는 4·3 때 큰넓궤에서 생활을 하신 홍춘호 할머니를 초빙해 당시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Q. 그분이 아까 말씀하셨던 열한 살 나이로 큰넓궤에서 피난 생활을 하셨던 분인가요?

A. 네, 홍춘호 할머니는 무등이왓에서 나고 자라셨습니다. 11살이 되던 해에 4·3이 발발하면서 큰넓궤에서 거의 2달 정도 생활하셨습니다. 할머니 말씀을 들어보면 4·3 당시 제주섬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굴속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불편함과 배고픔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토벌대에 대한 공포가 더 큰 어려움이었다고 말씀하십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수십 일 동안 하늘을 보지 못해서 밤하늘이나 한번 봤으면 좋겠다는 당시의 소망을 말씀하시던 부분이 가슴 깊이 남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참혹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설명해주기도 하셨습니다. 4·3을 겪어보지 못한 우리 세대는 상상도 힘든 삶을 사셨으리라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Q. 4·3 당시 그렇게 참혹한 일을 겪으셨으면 그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고 싶으셨을텐데요.

A. 할머니가 4·3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게 된 게 불과 몇 년 되지 않았습니다. 그전까지는 고향인 무등이왓과 큰넓궤에 단 한 번도 가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 당시의 무서움과 참혹함이 잊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제주4·3 70주년을 즈음해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계기로 4·3에 대해 알리는 활동을 하게 되십니다. 현재는 4·3해설사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십니다. 지난 2019년에는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에서 4·3 당시 겪었던 일을 증언하시는 활약도 펼치셨습니다. 할머니는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당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손자손녀들에게 들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잊지 말라고 당부하십니다. 특히 4·3에 대해 힘주고 말씀하시는 건 그렇게 힘들고 험한 일들을 모른다면 또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후세대가 4·3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Q. 그런데 어쩌다 큰넓궤의 위치가 토벌대에게 발각된 건가요?

A. 지금은 큰넓궤 인근이 정비되어 있어서 찾기 쉽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워낙 가시덤불이 우거진 곳에 위치해 있어 근처까지 왔어도 굴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주민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던 토벌대가 몇 달간이나 굴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던 이유이지요. 그러다가 큰넓궤의 위치를 아는 주민이 토벌대에 잡혔다고 합니다. 목숨의 위협을 느낀 그 주민은 결국 굴의 위치를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큰넓궤를 발견한 토벌대가 굴로 진입을 시도하려 했으나 안에 있는 주민들이 고춧가루와 이불을 태워 나는 매운 연기를 입구 쪽으로 몰아 군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격렬하게 막아냈다고 합니다. 또 입구가 좁아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지형이라 섣불리 들어갈 수는 없었던 것이지요.

Q.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됐나요?

A. 저녁이 되어가자 군인들이 물러나면서 주민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굴 입구를 큰 바위로 막았는데 다행히 인근에 숨어있던 사람들이 바위를 옮겨서 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민들이 굴 밖으로 나왔을 때 눈이 엄청 많이 내려 있었다고 합니다. 발자국을 지우면서ᄁᆞ지 피신을 했지만 결국 한라산 영실 부근 볼레오름 지경에서 토벌대에 잡혀 총살되거나 서귀포로 이송되었다고 합니다. 서귀포로 이송된 주민들 중 40여 명은 이후에 정방폭포에서 총살되었다고 합니다.

Q. 결국은 다 잡혀서 총살되는군요.

A. 홍춘호 할머니를 비롯한 몇 명이 살아남기는 했지만 대부분 학살되었다고 합니다. 정방폭포에서 총살되었을 것이라는 얘기를 전해 들은 주민들은 정방폭포 일대 해안을 뒤지면서 시신이라도 찾으려고 했지만 결국 수습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부 주민은 학살된 가족의 유품을 넣고 무덤을 조성했는데 그 무덤을 ‘헛묘’라고 합니다.

Q. 시신을 찾지 못해 시신 없는 무덤을 만들었다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A. 가족이 학살된 후에 시신도 찾지 못한 유족들의 한은 말로 표현할 수 조차 없습니다. 헛묘를 조성해서라도 희생된 분을 모시고자 하는 마음을 헤아릴 수 있으면 합니다.

Q. 영화 <지슬>의 배경이 큰넓궤라고 하던데요.

A. 네, 2013년에 개봉한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 2>는 바로 큰넓궤로 피신한 동광리 주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제목인 지슬은 감자를 뜻하는 제주어입니다. 저예산으로 만든 독립 영화였음에도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또 공식 개봉 전부터 부산국제영화제나 미국의 선댄스영화제, 프랑스 브졸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에서 최고상 등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주4·3을 대중들에게 알린 작품입니다. 혹시 아직도 이 작품을 안 보신 분들이 계신다면 추천해 드립니다.

Q. 큰넓궤는 현재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요?

A. 큰넓궤는 차도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1~2km를 들어가야 나옵니다. 대형버스를 이용해 이곳을 찾는 분은 동광육거리에서 오설록방면으로 가시다가 안내판이 나오면 하차해서 걸어서 다녀오셔야 합니다. 소형차는 큰넓궤 입구까지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비포장도로이기 때문에 안전운전하셔야 합니다. 다행히 유적지 초입과 유적지 입구에 다다르면 유적지의 방향을 알 수 있도록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처음 가는 사람도 유적지를 찾는데 어렵지 않습니다. 또 안내판은 글의 내용은 물론 사진과 지도 등이 충실히 실려 있어 굴속에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만, 차도와 맞닿은 유적지 진입로에 큰넓궤에 대한 내용이 담긴 안내판을 추가로 설치해 이동약자들의 정보접근성을 더 높여야 합니다.

방송을 듣지 못하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서 정규 방송 시간 이후 부터 다시 듣기를 하실 수 있습니다.

>>>>>>다시 듣기:http://jeju.local.cbs.co.kr/aod/aod_popup.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