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일(토) 제주다크투어는 <인권, 젠더, 평화의 눈으로 본 제주4.3> 강좌 참가자들과 함께 이날 강호진 운영위원님의 설명을 들으며 평화기행을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4.3유적 가운데 최초로 국가 문화재로 등록된 수악주둔소를 시작으로 항일운동의 단심인 대정읍 지역 4.3 유적을 돌아보았습니다.
수악주둔소는 이덕구 산전 등과 더불어 중산간 지역에서 4.3 당시의 흔적을 생생히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토벌대가 무장대를 진압하기 위해 만든 이 곳에는 외성과 내성,망루, 취사시설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남원읍 신례리에서 한 시간을 달려 대정을 찾았습니다. 대정현역사자료전시관을 찾아 항일운동, 해방 이후 단독정부, 단독선거를 반대하며 저항했던 많은 운동가들의 흔적을 보았습니다.
이어 1949년 모슬포경찰서장으로 근무하며 좌익 활동 혐의를 받던 주민 100여명을 자수시켜 목숨을 구한 문형순 경찰서장과, 조남수 목사의 공덕비도 살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제주4.3 당시 인민유격대 1대 사령관이었던 김달삼의 흔적을 찾아 그의 생가터를 찾았습니다. 그곳에는 집터였음을 알려주는 대나무와, 감귤나무만 남아있었습니다.
제주4.3은 제주에서 벌어졌지만 제주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오늘 기행을 통해 다시 생각했습니다. 인민유격대 사령관이었던 김달삼은 북으로 올라가 인민유격대 활동을 하며 전국을 누볐습니다.
1948년 10월, 71년전 오늘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며 거부했던 여순항쟁 병사들은 지리산으로 올라가 빨치산 활동을 전개했는데요. 언젠가 그들은 김달삼과 조우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소설 <태백산맥>에서 묘사된 그 시절, 격동의 세월은 남녘 제주에서 타올랐습니다.
71년을 세월을 지난 제주 그리고 대한민국,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양민과 무장대 가담자로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무장대는 죽어도 마땅하다"며 희생자를 배제하고 진정한 의미의 '화해와 상생'은 요원합니다.
4.3의 비극성을 강조하기 위해 우리는 당시 여성들을 약자의 이미지를 씌우기 급급해 하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요. 당시 많은 여성들은 좌익, 우익 양쪽의 활동에 참여했던 엄연한 주체성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말이지요.
동아시아의 지브롤터였던 1948년 제주. 여전히 제주는 동아시아의 화약고입니다. 아직도 군사기지화의 위험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하는가' 생각해볼 기회도 가졌습니다.
이번 기행으로 2019년 기획강좌 <인권, 젠더, 평화의 눈으로 본 제주4.3>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강좌를 통해 제주4.3은 2019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아직도 의미있는 메시지를 보내는 '현재진행형의 역사'라는 점을 다시 상기했습니다.
올해 제주다크투어가 인권재단 사람의 지원을 받아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와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강좌에서 많은 시민들은 열정적인 모습으로 강의에 참여해주셨는데요.
이번 강좌를 통해 제주4.3이 세대전승의 역사로 우리 옆에 숨쉴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활동해야한다는 사명감을 제주다크투어 활동가들은 느꼈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강의로 제주의 역사를 기억하고 알려나가겠습니다. <인권, 젠더, 평화의 눈으로 본 제주4.3>은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그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