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몰래산타 제주운동본부>에서 12월 16일에 진행한 산타 행사에 제주다크투어도 참여했습니다. 두세 명씩 한 팀이 되어 4·3 생존희생자 분들을 찾아가 뵙고 여러 곳에서 후원해주신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우연히 지난 봄 수형인 재심청구 첫 재판때 법원에서 뵈었던 할아버지를 4·3산타 하면서 다시 뵙기도 했어요.
다시 뵙게 된 할아버지는 침대에서 도움을 받아가며 식사하고 계셨습니다. 옆 침대에 앉아계신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지난 봄에 법원에 갈 때만 해도 부축 받고 가셨지만, 불과 몇 달 사이에 이제는 거동을 못하게 되셨다고 하셨어요. 할머니도 기운이 없어보이기는 마찬가지셨는데 몇번이나 고맙다고 계속 말씀해주셨습니다.
근처 동네에 살고계신 다른 할아버지는 90세인데 말씀도 잘 하시고 건강해 보이셨습니다. 얼마 전 4·3 그림채록 작업으로 하셨던 그림들을 보여주시며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시기도 했어요. 예술쪽 교육은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림을 잘 못그렸다고 하셨지만, 그림도 너무 잘 그리고 글씨도 잘 써놓으셔서 놀랐습니다. 자서전도 쓰고 계신데 앉아있기가 힘들어서 진도가 잘 안 나간다고 하셨어요.
따뜻하게 맞아주신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연말연시를 지내고 건강하시길 빌어봅니다. 이번 행사처럼 4·3 생존자 분들과 만날 수 있는, 끈이 되어주는 기회들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9년 1월 17일로 예정되어있는 4·3 수형인 재심 선고에서도 부디 좋은 결과가 나와서 수형인을 비롯한 4·3 희생자 분들의 명예가 조금이라도 회복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