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주다크투어는 지난 17일 후원회원의 날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제주다크투어 창립 4년을 즈음하여 처음으로 열린 행사인데요. 제주다크투어가 오늘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을 주신 회원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행사는 1부 북촌 4·3길 기행과 2부 이야기 나눔 마당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눈과 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도 회원님들의 참여 의지를 꺾을 수 없었습니다.
1부 행사에서는 4·3해설사이자 4·3희생자 유족이신 이상언 회원님의 안내로 제주시 북촌지역 4·3 평화기행이 이뤄졌습니다.
북촌은 4·3 당시 단일 사건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마을입니다. 1949년 1월 17일과 18일 이틀간 무려 500명가량의 주민이 군 토벌대에 의해 집단희생된 곳이죠.
이상언 회원님의 해설을 통해 북촌을 거닐면서 그날의 아픈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세차게 내린 눈발이 당시의 아픔을 형용하는 듯했습니다.
북촌 이야기는 4·3의 대표적인 문인인 현기영 선생님의 <순이삼촌>이라는 작품으로도 쓰여졌는데요. 우리 제주다크투어의 고문이기도 한 현기영 선생님을 직접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아울러 직접 어린 시절 4·3을 겪은 윤옥화 어르신을 초청해 당시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2부 이야기 나눔 마당에서는 제주다크투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볼 수 있는 짧은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공익법센터 어필과 참여연대에서 보내주신 후원회원의 날 축하영상도 함께 시청했습니다.(어필, 참여연대 사랑해요!)
제주다크투어의 운영위원인 가수 최상돈 선생님의 축하공연도 있었습니다. 지금 멀리 일본 오사카에 있어서 축하공연 영상을 보내오셨는데요. 행사장에 울려퍼진 '애기동백꽃의 노래'에 참가자 모두가 귀를 기울였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분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아프리카 대륙 국가(남아프리카공화국, 르완다)의 국가폭력 사례에 대해 연구해온 박사님의 발표도 있었습니다. 제주와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부분도 있는 두 국가의 사례들을 살펴보며 제주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모두 함께 고민해보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제주다크투어를 열렬히 지원해주시는 회원님의 입을 통해 그분의 할머니가 겪은 삶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올해 96세인 할머니가 직접 그림과 글을 써서 그림책을 출간하신 건데요. 회원님의 할머니는 일제강점기과 4·3, 한국전쟁을 겪었습니다. 할머니의 남편은 한국전쟁 때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할머니의 나이 스물 넷. 그분의 이야기에서는 당시 제주사람이 직면한 삶의 혹독함과 그럼에도 다시 일어난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졌습니다.
제주다크투어가 문을 연 지도 어느덧 4년이 되었습니다. 최근 다크투어는 새로운 모습으로 도약하기 위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지금의 다크투어를 만들었고, 앞으로의 다크투어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계속해서 지켜봐 주세요. 고맙습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