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0일 제주다크투어 활동가들은 제주4·3 행방불명 희생자들을 위한 진혼제례와 진혼제에 참석했습니다.
매년 7월 셋째주, 4·3 당시 행방불명 되신 희생자들을 위한 진혼제가 열립니다. 진혼제는 원래 행방불명인 표석 앞 위령제단에서 진혼제가 열릴 예정이었는데 제5호 태풍 ‘다나스’로 인해 날씨가 좋지 않아 교육센터 강당에서 열렸습니다.
4·3평화공원에 있는 행불인 표석에는 총 3,913분의 표석이 모셔져 있습니다. 오늘날까지 가족들의 시신조차 찾지 못한 행불인 유가족 분들의 아픔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요. 희생자 분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제19회 전국청소년 4·3 문예공모 시 부문 중학교 우수상을 받은 함덕중학교 이가온님의 시를 나눕니다.
반성문
반성문을 썼을까
말씨름 하다 밀치기라도 하면
잘못했습니다. 다시 안 그러겠습니다
한 장 가득 쓰는 그 반성문
밥 얻어먹고 산에 올라간
삼촌들은 썼을까
눈 감으라 하고 손가락으로 빨갱이
뽑아내고 뽑아내던 아방들은 썼을까
보리작업도 못하고 좁쌀 가지러 가는
길 위에서 총질을 하던 육지것들은 썼을까
그 반성문
아무도 반성하지 않아
먼 땅 육지에서는 지금도 잘 모른다지
반성문 한 장 없어 지금도 모른다지
계절마다 동백 피고 벚꽃 펴도
반성문은 없고, 이름을 잃고
하얗게 빈 비석만 있다지
기다려도 반성문 쓰는 사람이 없다지
그러니 열네 살 나라도 쓸 수밖에
너무 늦게 알아서 미안하다고,
무서워서 피해 죄송하다고,
먼저 반성문을 쓴다
반성문 대신 남은 유가족들에게
나 먼저 반성문을 쓴다
잘못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