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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7일(토) 오전 제주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표석에서 제20회 제주4·3 행방불명 희생자 진혼제가 유족과 추모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되었습니다.

제20회 제주4·3 행방불명 희생자 진혼제.
제20회 제주4·3 행방불명 희생자 진혼제.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주최한 이번 진혼제는 제주4·3 당시 불법적인 군사재판으로 억울하게 죄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하다가 행방불명된 수형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열렸습니다.

가족의 이름이 새겨진 표석에 술을 올리는 모습.
가족의 이름이 새겨진 표석에 술을 올리는 모습.

본행사에 앞서 은발의 어르신들이 가족의 이름이 새겨진 표석에 술을 올리고 절을 하며 망자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습니다.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표석.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표석.

“아비저 저 와수다(아버지 저 왔어요).” 이 한 마디가 오랫동안 귓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행방불명된 대다수 수형인은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당시 이승만 정권에 의해 집단 학살되었습니다.

제20회 제주4·3 행방불명 희생자 진혼제.
제20회 제주4·3 행방불명 희생자 진혼제.

4·3 당시 옥고를 치렀던 생존자들의 증언이나 형무소로 끌려갔다가 행방불명된 피해자의 유족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당시 제주도민들은 군경에 의해 영문도 모른채 불법적으로 연행되어 구금되었습니다. 구금된 상태에서 허위 자백을 강요하는 고문도 자행됐습니다.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헌법 상의 기본권인 변호사의 조력은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많은 생존 수형인들이 무엇 때문에 잡혀왔는 지도 모른 채 형무소에 가서야 죄명과 형량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심지어 검찰의 공소장 등 기본적인 재판 기록조차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당시 이들을 형무소로 몰아세웠던 재판은 최소한의 법적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엉터리 재판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생존 수형 피해자와 행방불명 수형피해자의 유족들은 지난 2018년부터 재심을 청구해 속속 무죄 선고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주다크투어도 ‘제주4·3 재심 재판 시민방청단’을 꾸려 재심 재판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이날 진혼제에도 참석해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렸습니다. 추모의 마음을 담아 준비한 제주(祭酒)도 올렸습니다.

제주다크투어는 이 땅에 제주4·3과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희생자분들의 해원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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