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유난히도 많이 불었던 3월 어느 날, 제주다크투어 활동가들은 서귀포시 영상뉴스 '현장 서귀포시' 취재에 동행했습니다. 함께 서귀포시 대정읍 일제강점기, 제주4·3 유적지를 둘러 보았는데요. 일제 공군기지로 쓰였던 대정 알뜨르 비행장, 제주4·3 당시 주민들이 학살당한 섯알오름 학살터, 또 그곳에서 죽음을 맞은 분들이 묻혀있는 백조일손지지까지. 알고 보면 각기 다른 유적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제주다크투어는 이 곳 일대의 유적들을 '제주 4·3의 과거와 현재' 프로그램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알뜨르 비행장은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 노역으로 끌려온 제주 사람들이 건설한 비행장 입니다. 이 곳에서 난징 대학살을 자행한 일본의 전투기들이 출격했다고도 전해지고 있어 제주 시민사회 단체 및 뜻있는 시민들은 매년 12월, 이 곳에서 난징 대학살 추념식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섯알오름은 원래 일제강점기 때 탄약고로 쓰였는데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군이 일본군을 무장해제하는 과정에서 섯알오름 탄약고를 폭파합니다. 이러면서 오름의 형태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지요.
한국 전쟁 기간이었던 1950년, 한국 정부는 '북한 정권과 내통할 여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을 검속한 후 섯알오름에서 학살했습니다. 이 곳에서 목숨을 잃은 분들은 대정읍 백조일손지묘, 한림읍 만벵디 묘역에 안장되어 계십니다.
제주 4·3의 아픔을 생각하며 다른 나라의 혹은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또 다른 이름의 4·3을 떠올렸습니다. 또 다른 4·3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연대하고 공감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제주 4.3사건이 주는 메시지라는 점을 마음에 새기고 돌아왔습니다.
*이 영상의 저작권은 서귀포시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