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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은 송령이골의 풍경입니다
지난밤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은 송령이골의 풍경

제주다크투어는 오늘(12일) 오전 서귀포 남원읍에 있는 송령이골에 다녀왔습니다.

제주4·3 당시인 70여 년 전 이맘때, 제주에는 마치 지난밤처럼 많은 눈이 내렸다고 합니다.

송령이골은 눈밭에서 토벌대에게 붙들려 학살의 위기에 처한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토벌대를 습격했다가 전사한 무장대(인민유격대) 대원들의 시신이 묻힌 곳입니다.

많게는 50여 구, 적게는 10여 구의 시신이 이곳에 버려지듯 묻혔다고 전해집니다.

토벌대는 무장대와의 교전 이후 잡아둔 주민 수십 명을 또 학살하였습니다. 교전 중 사망한 군인 4명에 관한 분풀이였을까요.

송령이골은 이후 수십 년간 마을에서도 버려진 공간으로 방치되었습니다.

4·3 이후로도 계속된 엄혹한 시절에 이 공간과 연관이 있다고 간주된다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겠지요.

수십 년이 흐른 지난 2004년부터야 제주의 시민사회단체에서 매년 8월 15일에 벌초를 하고 제를 지냅니다.

오늘처럼 무장대와 주민들이 희생된 날을 즈음해서 위령제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날 위령제는 의기롭게 전투를 벌이고 전사한 잊힌 존재들을 기억하기 위해 제주도 내 시민사회에서 준비했습니다. 우리 제주다크투어도 이 위령제에 동참했습니다.

간소하게 차린 상으로 제를 올렸습니다. 송령이골을 무대로 노래패 산오락회의 공연과 시 낭송이 이어졌습니다. 제주다크투어도 챙겨간 제주(祭酒)를 올렸습니다.

4·3에서 배제된 희생자가 없도록, 4·3이 민중의 자존과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이날 위령제를 주도한 제주다크투어 운영위원 김경훈 시인님이 준비한 제물로 청란입니다.
이날 위령제를 주도한 제주다크투어 운영위원 김경훈 시인님이 준비한 제물로 청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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