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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남편 시신이라도 수습해서 봉분이라도 만들어주면 여한이 없겠어요."
- 제주4·3 당시 남편을 잃은 현경아 할머니(1920년생)의 법정 진술 中
2020년 11월 30일 사상 처음으로 제주4·3 행방불명 수형인에 대한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사진은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이 이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유가족들이 인터뷰를 하는 모습입니다.
2020년 11월 30일 사상 처음으로 제주4·3 행방불명 수형인에 대한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사진은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이 이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유가족들이 인터뷰를 하는 모습입니다.

제주4·3 행방불명 수형인에 대한 재심 재판이 사상 처음으로 열리게 됐습니다. 법원이 오늘(11/30) 행불 수형인 열 분에 대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께 법원 201호 법정에서 지난 4·3 당시 억울하게 육지 형무소(교도소)로 끌려갔다가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행방불명된 수형자 10명의 유족들이 청구한 재심 개시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현재까지 살아계신 생존 수형인에 대한 재심은 이미 이뤄져 무죄(공소기각) 판결까지 받은 사례가 있지만, 행불 수형인에 대한 재심 개시 결정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역사적인 판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날 법원의 결정으로 현경아(故 오형률 처), 김을생(故 김경행 녀), 이상하(故 이기하 제) 등 열 분의 유족들이 망자를 대신해 정식 재판에 임하게 됐습니다.

특히, 이번에 재심 결정이 이뤄진 분들은 제주다크투어 제주4·3 재심 재판 시민방청단이 결성 된 이후 첫 재판 방청에서 뵀던 분들이라 더욱 각별했습다. (9월 14일 재판 방청 후기)

재판이 열렸던 지난 9월 14일, 현경아 어르신은 재판정에서 "남편 봉분이라도 만들어 주면 나 죽어도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3남매를 홀로 키웠다. 사는 게 아는 것이 아니었다"는 어르신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4·3 때 아버지를 잃은 김을생 어르신은 부모님과 할머니가 경찰에 잡혀갔다가 끝내 아버지만 돌아오지 못했다고 하셨습니다. 당시 잡혀갔다가 전기고문을 당했던 어머니는 젖이 말라 막내 동생을 키우느라 갖은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어르신은 70년이 훌쩍 흐른 지금에도 그때 이야기를 하시면서 법정에서 눈물을 쏟아내셨습니다.

총에 맞아 돌아가신 조부모님의 장례 중에 토벌대가 들이닥쳐 부모님과 누나, 조카 2명이 희생되었다는 이상하 어르신의 이야기는 가늠조차 못할 아픔을 품고 있었습니다. 법정에서 '나라가 4대를 죽였다'며 울분을 터트리시던 이상하 어르신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부디 하루빨리 재심 재판이 이뤄져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가 회복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주다크투어와 시민방청단이 같이 기억하고 기록하겠습니다. 모든 분들의 재판이 끝날 때가지 함께하겠습니다.

*제주다크투어 제주4·3 재심 시민방청단의 소개가 있습니다. 이번 재판의 배경과 쟁점 등의 내용을 담은 자료집도 다운 받을 있습니다. 조금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참고해주세요. 자세히 보기

제주4·3 행방불명 수형인 재심 재판 시민방청단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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