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25일, 제주다크투어 백가윤 대표는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했습니다. 4·3 평화재단에서 뉴욕 유엔 본부에서 개최한 심포지엄 참석 차 미국을 방문한 김에 여러 활동을 하고 돌아왔어요. 6월 20일(목, 현지시간) 열린 유엔 인권 심포지엄은 <제주4‧3의 진실, 책임, 그리고 화해>라는 주제 아래 개최되었습니다. 강우일 주교님의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브루스 커밍스 교수, 존 메릴 전 미 국무부 동북아 실장, 찰스 핸리 전 AP통신 편집부국장, 백태웅 하와이대학교 로스쿨 교수의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북촌리 4·3 유족인 고완순 할머니의 증언은 참가한 많은 사람들에게 4·3의 생생한 현실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백가윤 대표는 토론 시간에 "현재 한반도 평화 문제와 70년 전 4·3을 연결해서 생각해야 한다"며 "4·3 문제의 국제적 해결을 위한 소규모 전략 회의 개최"를 제안하고 돌아왔습니다. 미국에서 4·3 문제를 이야기 할 때, 과거의 이야기만 해서는 미국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없겠지요. 4·3이 당시 분단에 저항하는 목소리였던만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함께 연결되어 이야기 해야 합니다. 북미간의 대화가 다시 열리고 한반도에 전쟁이 끝날 수 있도록, 4·3이 평화운동과 함께 해야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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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일정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향했습니다. 백가윤 대표가 워싱턴에 온다는 소식을 들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에서 교민분들과 만나는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함께 4·3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4·3이 현재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되새겨 보았어요. 그리고 향후 미국 활동에 대한 이야기까지, 4·3을 함께 기억하고 지켜나가시는 교민분들 덕분에 저도 힘받고 돌아왔습니다 🙂 2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시간 내내 참가하신 분들 모두 한 분도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 주셨어요.
워싱턴의 마지막 날, 제주다크투어는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전에는 오랫동안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활동해 온 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의 한반도 담당자를 만나 4.3과 관련해 미 의회 내 협력 가능한 의원들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미 의회 내에 한국 문제에 관심이 많은 의원들이 있고 미 연방 아시아태평양 의원 코커스(Congressional Asian Pacific American Caucus, CAPAC) 등 활용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채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점심에는 오랜 친구이자 광주 학살에서의 미국 책임을 밝힌 기자, Tim Shorrock과 만나 4·3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생각을 나눴지요. 워싱턴에 거주하면서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자주 방문해 당시 미국 문서들을 찾아보는 Tim Shorrock 기자로부터 최근 찾은 문서들도 받아보고 현재 취재 중인 이슈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눴습니다. 오랜 친구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오후에도 특별한 분을 만났습니다. 베트남 전 당시 미국이 라오스에 투여한 폭탄을 제거하라는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실제 오바마 정부가 라오스에 있는 폭탄 제거를 위한 예산을 배정하도록 이끌어 낸 Legacies of War이라는 단체의 대표를 만났어요. 라오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4.3에 대한 미국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고 돌아왔습니다.
Legacies of War의 대표인 Channapha Khamvongsa은 7살 때 난민이 되어 미국으로 왔습니다. 라오스 문제를 알려나가는 활동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단체를 세운 지 약 15년이 흘렀습니다. 역사(History), 치유(Healing), 희망(Hope)라는 주제 아래 활동해 온 Channapha는 라오스 문제를 미국에 알리는데만 15년이 걸렸다며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4·3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특히 미국 내 제주 출신 교민들을 찾아 함께 활동하는 것이 향후 미국 의회를 움직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팁도 주었지요.
짧고 숨가쁜 일정이었지만 앞으로의 미국 대응 활동을 위해 꼭 필요한 분들을 만나고 많이 배우고 돌아갑니다.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실제 실현 가능한 방법들을 함께 고민했어요. 이번 출장이 4·3에 대한 미국 책임을 이끌어내는 한 걸음이 될 수 있도록, 향후 활동으로 이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