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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제주다크투어 백가윤 대표가 제주 MBC 라디오 제주시대 '오늘의 시선' 코너에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로 도민들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5월 13일 방송에서는 <5·18민중항쟁 40주년의 의미와 과거사 국제공동연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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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3일 방송에서는 <교과서를 통해 제주4·3의 기억>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습니다

[대담 내용]

윤 : 매주 수요일 이 시간에는,우리 사회의 다양한 눈으로 제주의 가치를 더하는 <오늘의 시선>으로 찾아옵니다. 오늘은 백가윤 사단법인 제주다크투어 대표와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백 : 안녕하세요. 백가윤입니다.

윤 : 벌써 5월의 중순입니다. 5월은 각종 행사가 많은 달이기도 한데, 코로나19 여파로 여전히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백 대표님 안녕하셨죠?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갖고 오셨나요.

백 : 5월은 어버이날, 어린이날처럼 다양하게 기념할 날들이 있는 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올해 5월은 5·18 민중항쟁 4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제주 4.3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우리의 역사라면 5·18 민중항쟁 또한 잊혀져서는 안 되는 우리의 역사이지요. 그래서 5·18 민중항쟁 40주년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준비해봤습니다.

윤 : 5·18도 벌써 40주년이 되는 군요. 청취자분들 대다수는 5·18을 알고 계시겠지만 혹시나 해서 5·18 40주년을 맞아 간단히 알려주신다면?

백: 5·18 민중항쟁은 1980년 신군부의 계엄령 확대에 맞서 당시 광주전남의 학생, 시민들을 주축으로 저항한 운동입니다. 신군부는 무력으로 공수부대까지 투입해 광주시민 등을 탄압하려 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민주주의를 외치며 싸운 사건인데요,

5.17 비상계엄령이 전국으로 확산되자 그 다음날인 5월 18일,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계엄 철폐를 요구하며 집회를 시작했습니다. 1980년 5월 20일 광주에서는 버스기사, 택시기사 등 20만 여명이 모여 신군부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신군부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폭력진압으로 탄압했으며, 이에 시민들은 전남도청을 근거지로 최후 항전을 펼쳤습니다. 5월 27일 새벽 2만 5000여명의 군 병력이 광주로 집결했고, 전남도청을 지키던 시민군들을 학살하고 진압한 사건입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항쟁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지요.

윤: 우리가 흔히 5·18과 관련해서 ‘광주 정신’, ‘오월 정신’이라도 부르기도 하는데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

백: 제가 여러 차례 광주에 가서 택시를 타고 이동할 때마다 택시 기사님들께 ‘광주의 5월’에 대해 여쭤보는데요.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광주의 오월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만들어 냈다는 것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당한 국가 권력 앞에 시민들이 굴복하지 않고 맞서 싸운 민주주의의 자랑스러운 역사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5·18민중항쟁이 당시 함께 나눠먹은 ‘주먹밥,’으로 상징되듯이 어려울 때이지만 함께 연대하고 나누려고 했던 당시 광주시민들의 행동의 더욱 빛을 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올해 시민단체들의 5·18 40주년 슬로건은 <기억하라 오월정신! 꽃피워라 대동세상!>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윤: 4.3과 마찬가지지만 5·18에 대한 정명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백: 우선 과거 신군부 시절에는 언론 통제를 통해 5·18 민중항쟁을 ‘광주사태’ 등으로 의도적으로 왜곡해서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민주화 운동의 영향과 시민들의 투쟁으로 인해 이제 5·18의 이름은 제자리를 찾아가는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명칭과 관련해서 5·18 관련 법률에는 5·18 <민주화운동>으로 되어 있고요. 1997년부터는 매년 5월 18일을 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지정해 정부차원에서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법률에는 민주화운동으로 되어 있지만 시민사회나 현지에서는 <5·18 민중항쟁>으로 통상적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40주년 5·18을 준비하는 단체들의 명칭도 <5·18 민중항쟁 40주년 기념행사위원회>로 되어 있습니다. 법률에 다 담을 수 없었던, 당시 광주 시민들의 항쟁의 정신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행사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광주에서 준비되고 있는 5·18 40주년 주요 행사 소개 부탁 드립니다.

백: 우선 5월18일 당일에는 정부가 주관하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 여부도 관심인데요. 지난번 4.3 72주년 행사처럼 대규모 인파보다는 소규모 인원이 참여한 가운데 5월 18일 오전 10시에 40주년 기념행사 진행될 예정입니다. 전남도청과 함께 망월동 묘역을 찾는 참배객들과 함께하는 희망리본달기 행사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가장 많은 행사는 4.3과 마찬가지로 문화예술분야인데요. 옛 전남도청 앞에서는 5월 1일부터 5·18 학살의 원흉으로 평가받는 <전두환 5·18개 국제 표정전>이 진행 중입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다양한 표정을 담은 5·18개의 작품을 전시하는 행사이지요. 전문 작가 뿐만 아니라 청소년, 일반 시민 등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4.3 행사에서도 세대계승, 전승을 위한 청소년 사업 등을 중요하시고 있는데요. 5·18도 40주년을 맞아서 청소년 사업들이 대거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누구나 국민행사위원으로 참여해 연대의 마음을 나눌 수 있고 온라인 추모관도 방문할 수 있습니다. 매년 광주에서는 5·18을 맞아 아시아 시민사회단체들을 초대해 아시아 지역의 인권 문제와 시민사회 운동을 살펴보는 국제 워크숍을 개최하곤 했는데요. 올해 5월에는 코로나 19 때문에 아쉽게도 개최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시도들은 5·18이 광주를 넘어 아시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 시민사회와도 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지요.

윤: 광주 말고도 전국적으로도 행사가 준비되고 있지 않을까요?

백. 전국적으로도 서울을 중심으로 지역별로 비대면 접촉 방식으로 5·18 40주년 행사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5·18 민중항쟁 40주년 기념식이 5월 18일 소규모로 열립니다. 아울러 5·18 영령 등을 위로하는 4대 종단 추모 제례도 18일 12시부터 진행되는데요 각각 온라인으로 중계 예정입니다. 서울 이외에도 부산, 울산 등 전국 17개 시도별도로 소규모 행사들이 진행됩니다.

윤 : 우리 제주지역에서 준비되는 5·18 40주년 행사도 있을까요.

백 : 네. 제주에서는 5월 15일부터 3일 정도 제주시청에서 5·18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4.3기념사업위원회 등이 준비하고 있는데요. 큰 규모의 행사는 아니지만 5·18 40주년을 제주도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방문하기에도 좋은 위치에 있으니 오며가며 꼭 한 번 들러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4.3평화공원에서도 5·18 40주년을 맞아 사진전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종식이 되면 4.3평화공원을 찾는 분들께서도 5·18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제주 4.3이라는 끔찍한 국가폭력을 경험한 제주에서 또 다른 국가폭력을 경험한 광주의 손을 잡고 함께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온라인 행사로도 많이 이뤄질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백: 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직접 광주를 찾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5·18 온라인 추모관이 개관했고요. 온라인을 통해 추모와 함께 정신계승을 위한 참여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비롯한 많은 예술인들이 온라인 실황으로 공연을 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5·18 40주년을 맞아 광주를 형상화한 작품들을 유투브 등을 통해 공연하는 행사들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5월 1일부터는 국내 대표적인 민중가수들이 참여하는 상설음악회 <오월의 노래>가 온라인으로도 중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내일인 5월 14일에는 오월음악극 <사랑이여> 작품이 오후 5시부터 공연실황이 생중계 될 예정입니다.

윤: 광주에도 방문하면 좋을 ‘다크투어’ 유적지가 있나요?

백: 코로나 19 때문에 당장은 방문하기 어려우실지 몰라도 4.3과 마찬가지로 5·18 유적지 역사 기행을 할 수 있습니다. 오월길 역사기행이라고 불리는데요. 오월민중길, 오월인권길, 오월의향길, 오월예술길, 오월남도길로 나눠 살아있는 광주의 오월 정신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코스입니다. 5·18 민주묘지 뿐만 아니라 옛 전남도청 등 금남로 주변 사적지를 방문할 수 있고 홈페이지에서 해설사와 함께하는 역사 기행을 신청하실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좀 잠잠해지면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윤: 5·18과 4.3에 대한 치유 방식과 관련해서는 트라우마 센터를 들 수 있는데요, 제주4.3도 지난주에 4.3트라우마 센터가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백 대표님 제주다크투어랑 광주 트라우마센터 협약도 맺고 계신데, 4.3트라우마 센터에서 참고할 만한 광주 트라우마 센터 사례가 있다면?

백: 사실 저희 단체와 함께 4.3 기행을 처음으로 한 단체는 <오월민주여성회>인데요. 바로 광주 민중항쟁 당시 현장에서 민주화를 지키기 위해 싸운 여성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이렇게 맺어진 인연이 이어져 함께 오키나와 평화 기행을 다녀오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 당사자 분들이 치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것은 바로 여행과 연대입니다. 함께 여행을 다니며 휴식하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또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현장과 연대하며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실제 광주 트라우마센터에서도 작년에 광주에 계신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선생님들을 모시고 제주에 오셔서 저희와 제주 곳곳을 돌아보았는데요. 여행이 주는 치유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윤 : 5·18과 4.3의 과제 중 공통점을 들 수 있다면 미국에 대한 책임론을 들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을까요?

백: 5·18 민중항쟁은 신군부가 군대를 동원해 광주시민들을 학살한 것이고 직접적으로는 이와 관련해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선전 내용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도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당시 군사작전권은 미군에게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실제로 2017년 미국 네이션 기자인 팀 셔록 기자가5·18 당시 미 국무부와 주한 미 대사관이 주고받은 비밀 전보를 분석해 발표했는데요. 이 자료는 미국이 도청 앞 발포 명령에 대해서도 미리 알고 있었으며 5·18 진행상황을 자세히 알고 있었지만 묵인·방조한 사실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미국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고 추가적인 자료 조사와 이를 운동으로 끌어내 실제 미국 책임을 묻는 애드보커시 활동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는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 : 5·18과 4.3 등 과거사에 대한 국제적으로 공동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 뭐 이런 것은 없을까요?

백 : 5·18과 4.3을 직접적으로 연관지어서 국제적인 대응을 한 경우는 아직 없습니다. 그렇지만 위에서 언급한 팀 셔록 기자는 저와 개인적으로 잘 알기도 해서 미국에 방문할 때마다 만나 4.3의 미국책임을 묻기 위한 자문을 구하기도 합니다. 광주에 준 조언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정보공개법을 통해서 추가적인 4.3 자료를 받아내는 일, 미국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제주 4.3에 대해 미국 대중들과 정치인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눠주었습니다. 실제로 작년 9월, 4.3 희생자유족회 어르신들을 모시고 유엔 인권이사회에 다녀온 직후, 광주에서도 유엔 인권이사회에 갔었는데요. 그 쪽 유엔 관계자도 제주에서 얼마 전에 다녀갔다고 전하며 함께 공동으로 미국 책임을 묻는 활동을 하라고 조언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광주뿐만이 아니라 여순항쟁, 제주4.3, 한국 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등 한국 현대사에 있어 미국의 책임을 져야하는 많은 사건들에 대해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해 활동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백 : 감사합니다.

제주MBC 라디오제주시대

2020년 5월 13일, 제주MBC 라디오제주시대 <오늘의 시선>에서 백가윤 대표의 대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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