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3/10) <4·3은 말한다> 첫 강독 모임이 열렸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두 차례나 미뤄진 끝에 드디어 시작되었어요.
총 5권으로 구성된 <4.3은 말한다>는 4·3을 공부하고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참 감사한 자료입니다.(전체는 7권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출판된 책은 5권까지입니다) 4·3을 입밖으로 꺼내기도 어려웠던 시절, 첫 걸음을 떼어준 이 책 덕분에 국가 차원의 <제주4·3사건진상조사 보고서>를 비롯, 4·3의 진상을 밝히는 다양한 활동과 연구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만들기 위한 당시 제민일보 기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제주도민 모두가 지금도 '폭도'라는 낙인에서 벗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강독 첫 모임에서는 '해방의 환희와 좌절'(해방 전후 제주와 전국의 사회적 상황)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것들을 풀어놓고 함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은 제주도민에게는 일제의 속박에서 벗어났다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었다. 그것은 문자 그대로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했다."
<4·3은 말한다> 제1권 1장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은 제주를 미군으로부터 본토를 사수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 활용합니다. 제주도 곳곳에서 발견되는 일제 강점기 시대의 전쟁 유적들, 진지동굴과 고사포 진지가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만큼 1945년 8월 15일은 당시 제주도민들에게 더욱 특별한 날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해방 전후 역사를 공부하면 할수록 4·3은 제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 현대사와 세계사적인 흐름 속에서 보아야 이해할 수 있는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