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함께 4·3 산전길을 걷다

70년 전, 산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봅니다. 탄압에 맞서서 싸운 사람들, 불의에 저항했던 장두(狀頭)의 역사를 마음에 새기며 항쟁의 길을 걷습니다. 제주의 마지막 장두, 이덕구 가족묘와 이덕구 부대가 잠시 주둔했었던 이덕구 산전을 찾아가 봅니다.

제주 4·3을 기억하는 세 가지 모습을 볼 수 있는 남원으로 갑니다. 토벌대들이 묻혀있는 남원 충혼묘지, 의귀리 주민들이 묻혀있는 현의합장묘, 무장대들이 묻혀있는 송령이골을 찾아가 봅니다. 4·3 당시 수망리 주민들이 숨어살았던 사리물궤에도 들러 희생된 영령들을 기억합니다.

해설을 맡아주실 김경훈 시인은 제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시인은 4·3 유적지들을 순례하며 몸에 새긴 기억들을 시로 풀어냈습니다. '고운 아이 다 죽고', '눈물 밥 한숨 잉걸', '한라산의 겨울' 등과 같은 시집들을 펴냈습니다. 4·3 유적지 곳곳에는 김경훈 시인의 시가 적힌 비석과 목간판들이 있습니다. 시인과 함께 하는 4·3 산전 길 순례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